'히가시노 게이고'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6.21 [방과 후] - 히가시노 게이고
  2. 2013.06.03 [옛날에 내가 죽은 집]

[방과 후] - 히가시노 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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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출판사
창해 | 2007-07-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 상 수상작! 현재 일본에서 주목받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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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으로 강간당하다 ······."

(p. 420)

 

 '어느 날 갑자기 시체로 발견 된', 추리소설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습이다. 추리소설은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들에서 쫀득쫀득하고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매력이 있다. 답 혹은 원인에 대한 궁금증과 허를 찌르는 반전은 이야기의 집중력을 높인다. [방과 후]는 그 구성면에서 아주 탄탄한 추리 구조를 가진 작품이다.

 

 추리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사건과 사건의 계기를 연결하는 데에 미흡할 수가 있다. 그 연결이 조금 억지스럽거나, 혹은 사건와 추리에만 너무 과한 초점이 맞추어져 정작 중요한 사건의 계기는 부각되지 못하면 실망스럽기 마련이다. 이런 측면에서도 역시 [방과 후]는 실망감을 주지 않았다.

 

 [방과 후]의 선생님들과 여고생들의 이야기가 소설 속 이야기일 뿐이라고 하기엔 사회가 많이 변했다. 요즘 벌어지는 사건/사고 기사들을 접해보면, 실제로도 일어날 수 있을 것만 같다. '에미'의 심정에 내가 이렇게 공감을 느끼는 이유가 무엇일까. '시선', '자존감'. 두 단어가 바로 떠오른다. 그만큼 나도 '시선'을 두려워 한 기억이 있고 '자존감'에 상처를 받았고 아팠던 기억이 있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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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내가 죽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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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야카'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긴 놋쇠 열쇠 하나와 손으로 그린 지도 한장을 들고 오래 전 연애했던 '나'를 찾아온다. 그리고 '나'에게 부탁을 한다. 함께 '사야카' 자신의 유년 시절 기억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지도 위의 장소로 함께 가줄 수 있냐는 부탁을. 초등학교 시절 이전의 기억이 전무한 '사야카'는 '나'와 마쓰바라호 역으로 출발한다. 그곳에서 별장같은 건물을 맞이한다.

 

 '사야카'에게는 딸 '미하루'가 있다. '시야카'는 딸을 학대하는 자신에 대한 공포감을 가지고 있다. '내'가 어느 과학 잡지에 과학적으로 접근한 아동 학대에 관한 기고한 글을 보고 '내'게 연락을 했던 것이다.

 

 "적어도 내가 이따금 그 아이에게 품는 감정은 다른 엄마들과는 다를 거야. 난 그 애를 진심으로 미워할 때가 있어. 내 말 믿겨져?" (p. 121)

 "그 기사에 밤에 우는 버릇이 안 고쳐지는 아이를 한밤중에 자기도 모르게 목 조를 뻔한 엄마 얘기가 나오잖아. 그걸 읽고 깜짝 놀랐어. 마치 내 일처럼 느껴져서." (p. 123)

 

 전화로 상담하는 사람의 약 70퍼센트가 자기 자신을 학대하는 엄마라는 것도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었다. 상담을 할 정도의 자각이 있다면 학대를 그만두면 되지 않느냐는 말은, 학대하는 엄마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주장이라는 게 상담원의 말이었다. 그만둘 수 없기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이고 바로 그 때문에 전화를 거는 것 같았다. (p. 126)

 

 아버지의 이상했던 여정들에 관한 기억을 토대로, 아버지가 남긴 유품들을 가지고 옛 연인과 함께 낯선 여행을 떠난 것은 직감, 육감 등 어떠한 본능적인 감각의 끌림이었다. 그 끌림은 현재 '사야카'에게 존재하지 않는 유년 시절을 찾아 떠난 여정으로의 의미를 갖게 된다. 그리고 그 별장같은 건물에서 발견된 것들은 조금씩 '사야카'의 잃어버린 기억을 끄집어내기 시작한다. 

 

 현재의 정신적 상처나 고통을 치료하기 위해 과거로 떠나는 심리치료가 이용되기도 한다. 어린 시절 받았던 충격이나 사고, 공포 등의 요소들이 스스스로 감지하지는 못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의 나의 모습에 상당 부분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가정하에 그러한 과거 여행은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되고 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문제 자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이 되어야 하고 다음으로 그 근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원인과 문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다.

 

 그런 측 면에서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은 나의 '죽은 집' 즉, 내 안에 잠재된 상처나 아픔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통해 주인공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리고있다. 작가의 문체가 워낙에 잔잔한 공포를 가지고 있어서 읽는 내내 닭살 돋는 서늘함이 유지된다. 단순히 문체의 특성을 떠나, 상처나 아픔을 들추는 일은 때론 공포가 될 수 있기에 그러한 잔잔한 공포를 유지한 것은 아닐까. 그것이 고통, 상처, 아픔, .... 괴로운 것들 혹은 어떤 것들이라도 내 스스로에 관한 것은 숨겨서는 해결되지 않는 것 같다. 들추어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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