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my'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3.06.03 [옛날에 내가 죽은 집]
  2. 2013.05.29 [트렌드 코리아 2013]
  3. 2013.05.15 [그날들] - Willy Ronis
  4. 2013.05.10 [부자연스러움 vs 자연스러움] - 설렘
  5. 2013.05.10 [모두 다 내 얼굴] - 설렘

[옛날에 내가 죽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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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야카'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긴 놋쇠 열쇠 하나와 손으로 그린 지도 한장을 들고 오래 전 연애했던 '나'를 찾아온다. 그리고 '나'에게 부탁을 한다. 함께 '사야카' 자신의 유년 시절 기억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지도 위의 장소로 함께 가줄 수 있냐는 부탁을. 초등학교 시절 이전의 기억이 전무한 '사야카'는 '나'와 마쓰바라호 역으로 출발한다. 그곳에서 별장같은 건물을 맞이한다.

 

 '사야카'에게는 딸 '미하루'가 있다. '시야카'는 딸을 학대하는 자신에 대한 공포감을 가지고 있다. '내'가 어느 과학 잡지에 과학적으로 접근한 아동 학대에 관한 기고한 글을 보고 '내'게 연락을 했던 것이다.

 

 "적어도 내가 이따금 그 아이에게 품는 감정은 다른 엄마들과는 다를 거야. 난 그 애를 진심으로 미워할 때가 있어. 내 말 믿겨져?" (p. 121)

 "그 기사에 밤에 우는 버릇이 안 고쳐지는 아이를 한밤중에 자기도 모르게 목 조를 뻔한 엄마 얘기가 나오잖아. 그걸 읽고 깜짝 놀랐어. 마치 내 일처럼 느껴져서." (p. 123)

 

 전화로 상담하는 사람의 약 70퍼센트가 자기 자신을 학대하는 엄마라는 것도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었다. 상담을 할 정도의 자각이 있다면 학대를 그만두면 되지 않느냐는 말은, 학대하는 엄마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주장이라는 게 상담원의 말이었다. 그만둘 수 없기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이고 바로 그 때문에 전화를 거는 것 같았다. (p. 126)

 

 아버지의 이상했던 여정들에 관한 기억을 토대로, 아버지가 남긴 유품들을 가지고 옛 연인과 함께 낯선 여행을 떠난 것은 직감, 육감 등 어떠한 본능적인 감각의 끌림이었다. 그 끌림은 현재 '사야카'에게 존재하지 않는 유년 시절을 찾아 떠난 여정으로의 의미를 갖게 된다. 그리고 그 별장같은 건물에서 발견된 것들은 조금씩 '사야카'의 잃어버린 기억을 끄집어내기 시작한다. 

 

 현재의 정신적 상처나 고통을 치료하기 위해 과거로 떠나는 심리치료가 이용되기도 한다. 어린 시절 받았던 충격이나 사고, 공포 등의 요소들이 스스스로 감지하지는 못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의 나의 모습에 상당 부분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가정하에 그러한 과거 여행은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되고 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문제 자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이 되어야 하고 다음으로 그 근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원인과 문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다.

 

 그런 측 면에서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은 나의 '죽은 집' 즉, 내 안에 잠재된 상처나 아픔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통해 주인공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리고있다. 작가의 문체가 워낙에 잔잔한 공포를 가지고 있어서 읽는 내내 닭살 돋는 서늘함이 유지된다. 단순히 문체의 특성을 떠나, 상처나 아픔을 들추는 일은 때론 공포가 될 수 있기에 그러한 잔잔한 공포를 유지한 것은 아닐까. 그것이 고통, 상처, 아픔, .... 괴로운 것들 혹은 어떤 것들이라도 내 스스로에 관한 것은 숨겨서는 해결되지 않는 것 같다. 들추어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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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트렌드 코리아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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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3

저자
김난도 지음
출판사
미래의창 | 2012-11-21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김난도의 2013년 트렌드 키워드는 '코브라 트위스트(COB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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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이라는 단어에는 전제 조건의 단어가 붙는다. 바로 '과거'의 존재다. 경향은 그간의 누적된 기록을 필요에 맞게 정리를 해두는 것 자체이다. 두드러지는 impact가 없다면, 그간의 기록을 분석하여 가까운 미래를 점칠 수 있겠다. 한 국가의 소비 경향을 예측한다는 것은 단순한 그래프를 잇는 함수식은 아니지만, 충분히 짐작 가능한 작업이라 판단된다.

 

 그러한 면에서 [트렌드 코리아 2013]은 표현력과 구성, 그리고 참신함이 돋보인다. 공감은 얻을 수 있겠으나 평이해 보일 수 있는 내용들을 예쁜 그릇에 보기 좋게 담아 놓은 듯 하다.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적절한 강조와 축약된 소제목들이 작품을 더욱 살리는 첨가제가 되고 있다. 

 

 주목을 받을만한 소비 아이템들은 사회/문화적 측면의 변수에 많은 영향을 받아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 몇몇 선진국의 예가 나오긴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관심도가 높은 것과의 관련성을 위해 언급된 것이지 국제적인 측면의 변수로 크게 적용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국내 정치/경제적 변수도 물론 그 비율이 낮아보인다. 그나마 안정적이고 일정한 흐름을 따르는 것이 사회/문화적 요소이기에 그렇지 않을까. 

 

 중요 변수를 떠나 현재 주목 받고 있는, 금년에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템들을 하나하나 보며, 현재의 한국 사회를 보는 시각을 넓힐 수 있었다. 또한, 한 발짝 떨어져 평소 의식하지 못했던 것들을 사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And

[그날들] - Willy Ro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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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십년 전 타국의 어느 일상. 그 낯설음에 쉬이 눈길을 주지 못한다. 영어 Test 문제에 나오는 흑백 사진들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내 짧은 식견 탓이리라.

 일상에서 의미 찾기란 참 중요하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눈과 귀를 비롯한 신체는 점점 자극적인 것에 반응하고 일상적인 것에는 무던해지고 있다. 그러한 자극적인 것을 갈구하는 대중을 위해 대중매체는 좀 더 자극적이게 contents를 포장한다. 또 한편으로 대중매체의 포장이 워낙에 자극적인 것으로 변모하기에 대중은 자연스레 둔감해진다고 볼 수도 있겠다. 서로 맞물려 '자극성'을 추구하는 지도 모르겠다.

 사진은 순간을 포착한다. 포착된 순간만을 놓고 앞 뒤 상황에 대한 상상을 펼친다. 이것이 사진과 어떤 목적성을 띄고 그린 그림과의 다른 점이라 생각한다. 훨씬 더 많은 상상력이 사진을 통해 그려질 수 있는 부분이다.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 인물 사진, 먹음직스럽게 차려진 음식. 지금 떠오르는 사진들이다. 풍부함을 지닌 사진이라기 보다는 단순함을 지닌 사진들만을 보고 지내는 듯 하다. 상상력이 필요 없는 사진들에 익숙해서인지 이 작품을 읽으면서 그렇게도 지루해 했나보다.

 


그날들

저자
윌리 로니스 지음
출판사
이봄 | 2011-10-26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바로 그날을 나는 기억한다!윌리 로니스의 사진 그리고 이야기들『...
가격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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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연스러움 vs 자연스러움] - 설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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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가 금번에 한국에서는 치룰 수 없게 되었다. 이유는 시험 문제 유출이다. SAT는 문제은행 방식으로 문제가 출제가 된다. 과거 시험 문제를 꾸준히 모으면 결국엔 시험 문제를 미리 알게 된다. 우리는 소위 기출문제집이라고 부르는데, 바로 이 점이 부정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점점 모든 것의 '기술화'가 되어 가고 있다. 공부, 취업, 면접, 말하기, 듣기, 습관, 인간관계, 사회생활, 등등. 언제부터인가 전문성이 강조되면서 해부하고 분석하고 요약하고 있다. 물론, 기술 취득이 필요한 전문직종들 이 있다. 그러한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딱딱한 기술화된 업무로부터 일탈을 바라기에 지금도 아웃도어 시장이나 취미 활동 시장은 활발하게 움직인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꾸준한 노력으로 얻어야 할 것들도 '기술화'가 심화되면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요령을 습득하여 얻어내고자 하는 의식이 당연시 되어가고 있다.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사람들은 과거의 시험 문제들을 모아서 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고 의식 자체가 그들은 그러한 기출 문제를 미리 보는 행태를 '치팅(cheating)'이라 여긴다고 한다. 탄성을 자아내는 사고방식 이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이라면 의례 탄성이 나올법 하다. 여기서 짚고 가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사고 방식의 차이는 아니다. 두 생각의 차이는 아주 커다란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기출문제를 보고 푸는 시험 결과는 '부자연스러움' 이다. 반면, 남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시험을 치루어 얻는 결과는 '자연스러움' 이다. '부자연스러움'에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측면이 내재해 있는 반면 금방 드러나지 않는 부실함이 감추어져 있다. '자연스러움'에는 더딤과 고통, 노력이 있지만 견고함을 지니고 있다. '부자연스러움'은 쉬이 무너지지만, '자연스러움'은 흔들릴지언정 쉬이 무너지지 않는다.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이루려는 욕심이 '부자연스러움', 필요이상의 '기술화', '요령화'를 초래하고 있다. 탄탄한 기초 위에 차근차근 쌓여지는 경험들이 튼튼한 인재를 만든다. 우리는 어린 아이들에게 전해주어야 한다. 기술이 아닌 자연스러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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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내 얼굴] - 설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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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내 얼굴        

                                      - 설렘

 

직장에서의 얼굴 그리고 집에서의 얼굴.

회식 자리에서의 얼굴 그리고 친구들과 술자리에서의 얼굴.

남자와 함께 있을 때의 얼굴 그리고 여자와 함께 있을 때의 얼굴.

선배와 있을 때의 얼굴 그리고 후배와 있을 때의 얼굴.

친한 사람과 있을 때의 얼굴 그리고 친하지 않은 사람과 있을 때의 얼굴.

혼자 있을 때의 얼굴 그리고 누군가 옆에 있을 때의 얼굴.

익숙한 일을 할 때의 얼굴 그리고 낯선 일을 할 때의 얼굴.

단 둘이 있을 때의 얼굴 그리고 셋이 있을 때의 얼굴.

등등....

모두 다 내 얼굴.

피하거나 부정해선 안 된다. 모두 다 내 얼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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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모습들이 모여 '나'를 이룬다.

어느 하나 부인할 수 없으며, 버릴 수 없다.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한다.

계속적인 사고는 곧 스스로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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