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 -제레미 리프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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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며(제1법칙), 엔트로피 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제2법칙).

 (......) 제1법칙은 에너지 보존의 법칙으로서, 에너지는 결코 창조되거나 파괴될 수 없으며, 한 가지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화할 뿐이다.

 (......) 에너지는 창조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누구도 여기에 성공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에너지를 어떤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바꾸는 일 뿐이다. (......)

 (......) 에너지는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옮겨갈 때마다 "일정액의 벌금을 낸다." 여기서 벌금은 '일할 수 있는 유용한 에너지가 손실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가리키는 용어가 바로 엔트로피(Entropy)이다.

(p.56 ~57)

 

 (......) 우리는 시간을 뒤로 돌리거나 엔트로피 과정을 역행시킬 수는 없다. 그것은 이미 결정된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엔트로피 과정이 발생하는 속도를 우리의 자유의지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이 지구상에 행하는 모든 활동은 엔트로피 과정을 가속화하거나 늦춘다. (......)

(p.77)

 

 (......) 인류가 그 재능을 동원하여 생각해낸 모든 기술은 자연의 창고에서 꺼낸 에너지의 형태를 바꾸는 변환자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이 변환과정에서 에너지는 문화와 인간 사이를 흘러간다. 여기서 에너지는 비평형 상태에서 잠시 생명과 그 부산물을 유지하는 데 사용되고, 결국 분산된 상태의 쓰레기, 즉 무용지물이 된다.

(p. 111)

 

 (......) 환경으로부터 유용한 에너지원을 끌어내는 것이 점점 어려원지고 따라서 많은 비용이 요구됨에 따라 에너지 흐름 전 과정을 통해 변환, 폐기와 관련된 비용이 계속 상승한다. 그 결과 생산자의 입장에서든 소비자의 입장에서든 가격은 끝없이 상승한다.

(p.168)

 

 (......) 기계와 인간은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 인간과 기계는 기존의 가용한 에너지를 유용한 상태에서 무용한 상태로 변환시킬 수 있을 뿐이며, 그  과정에서 '잠시 동안의 효용'을 만들어낼 뿐이다.

 (......) 우리가 인간 또는 기계의 노동을 통해 에너지나 일을 증가시키는 엔트로피는 감소하고 상품의 가치는 상승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환경의 다른 곳 어딘가에 더욱 큰 무질서가 창조된다고 엔트로피 법칙은 가르친다. 그러므로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것은 에너지 흐름이 커지고 궁극적으로 사회가 비용을 지불해야 할 무질서도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p.175~176)

 

 결국 전쟁준비는 인간활동 중 가장 많은 엔트로피를 증대시키는 활동이다. 미사일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 뿐이다. 파괴를 위해 사용하거나 고물이 될 때까지 보관하다가 폐기하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그 미사일을 만드는 데 들어간 지구의 자원은 고정되어 있으므로 "우리는 후손들이 쓸 쟁기를 빼앗아 칼을 만들고 있는 꼴"이다.

(p.214~215)

 

 (......) 한 사회의 에너지(부)가 소수에게 너무 집중되어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이 생존을 위협받을 정도로 에너지 결핍에 시달리게 되면 그 사회는 붕괴되거나 혁명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역사는 증언하고 있다. (......)

근본적인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에너지 흐름을 줄이고 지구의 생물학적 한계를 지키자는 주장은 가난한 사람들을 영원한 노예상태로 묶어두는 결과만을 낳을 것이다. (......)

(p.252~253)

 

 낙관주의자, 실용주의자, 향락주의자들은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모두 오늘날의 상황이 나쁘기는 하지만 우리 세대는 앞선 어떤 세대보다도 현실을 잘 이해하고 이를 장악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 환원주의적 시각에서 보면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것을 아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우리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더욱 더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 조상들은 적어도 자급자족했다. (......) 우리는 식량을 생산하지 못하고, 오락도 남의 힘을 빌려야 하며, 옷도 만들지 못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어른이 챙겨줘여 하는 불쌍한 어린애와도 같다. (......)

(p.322~323)

 

 엔트로피 법칙은 아주 아름다운 것이다. 이 법칙을 통해 우리는 우주를 지배하는 달콤하고도 씁쓸한 최고의 원리를 이해하게 되며, 우리의 궁극적인 운명을 알게 된다. 동시에 이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확인도 얻는다.

(......)

 엔트로피 법칙은 순수한 예술이며 경탄할 만한 개념이다. 동시에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다. (......)

 세계의 유한성을 시인할 줄 알아야만 지구라고 불리는 이 선물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실감할 수 있다. 그래야만 모든 것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며, 생명 자체가 소중해지고 보전할 만한 가치를 갖게 된다. (......)

(p.328~330)

 

 (......) 깨달음이란 뭔가를 '경험'하는 것인데도 우리는 계속해서 깨달음을 '성취'하려고 몸부림친다. 우리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광분하면 할수록 우리는 자연의 리듬에 거역하게 되고 따라서 우리가 원하는 깨달음과는 멀어져 갈 수밖에 없다.

(p.332)

 

 (......) 우리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할수록 우리 뒤에 올 모든 생명에게 남겨질 에너지의 몫은 적어진다. 그러므로 궁극적인 도덕률이란 가능한 한 에너지를 적게 쓰는 것이다. (......)

(......) 사랑의 최고의 형태는 자기 희생이다. (......)

(......) 우리에게 남겨진 자원을 최대한 보전하고, 생성과정을 지배하는 자연의 리듬을 최대한 존중하는 길은 우리보다 앞서간 모든 생명과 우리 뒤에 올 모든 생명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다. (......)

(p.33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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