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에 한 번은 꼭 채근담을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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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에 한 번은 꼭'의 '논어', '손자병법'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나는 '채근담'이다.'논어'나 '손자병법'에 비하면 상당히 낯선 작품이다. 많은 문장들 중에 마음에 남겨두고 싶은, 다른 이와 공유하고 싶은 몇 문장들을 옮겨적어 본다.

 

권세와 부귀를 가까이하지 않는 사람을 청렴결백하다고 하지만 이를 가까이하고도 물들지 않는 사람이 더욱 청렴결백한 사람이고, 잔재주와 교묘한 방법으로 남을 중상모략하지 않는 사람을 고상하다고 하지만 이를 알면서도 쓰지 않는 사람이 더욱 고상한 인격자이다. (p.21)

 물들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이용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실제로 그 상황에 닥쳐보지 않고서는 판단할 수 없다. 다만, 마음을 거스르는 것에 물들었거나 또는 그것을 이용했다면, 곧바로 벗어나야하고 반성할 수 있어야하며 반복하지 않아야 하겠다. 

 

간이 병들면 눈이 멀게 되고 콩팥이 병들면 귀가 들리지 않는다. 병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 들지만 반드시 남들이 모두 다 볼 수 있는 곳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밝은 곳에서 죄를 짓지 않으려면 먼저 어두운 곳에서 죄를 짓지 않아야 함을 안다. (p. 97)

'병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 들지만 반드시 남들이 모두 다 볼 수 있는 곳에 나타난다.'는 문장을 여러 번 곱씹게 된다. 참 공감이 가는 말이다.

 

지극한 현인이야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또한 어리석은 사람은 아는 것도 없고, 생각도 없기 때문에 더불어 학문을 논할 수도 있고 공을 세울 수도 있다. 그런데 유독 중간 사람들이 문제다. 그들은 나름대로 생각과 지식이 있기 때문에 억측과 시기도 많아서 일마다 함께하기가 어렵다. (p. 376)

중도와 중간의 차이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이다. 중간이 문제라는 것을 강조하기 보다는 중간의 위태로움을 경고하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나는 지금까지 중간을 중도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세속을 벗어나는 길은 곧 세상을 건너는 가운데 있으니, 반드시 사람과 인연을 끊고 도망칠 필요는 없다. 마음을 닦는 공부는 곧 마음을 다하는 속에 있으니, 반드시 욕심을 끊어 마음을 식은 재처럼 만들 필요는 없다. (p. 401)

머리를 밀고 산 속으로 들어가야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잖아? 

 

마지막으로, '우연', '자연스러움' 때문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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